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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동상 파괴 미국 개입...핵 문제 재검토'


19일 평양에서 진행된 전영철의 기자회견. 조선중앙TV 화면.
19일 평양에서 진행된 전영철의 기자회견. 조선중앙TV 화면.
지난 4월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핵실험 계획이 없다고 주장하던 북한이 핵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습니다. 김일성 동상 파괴 혐의를 빌미로 핵 문제와 관련해 강경 입장으로 돌아설 수 있음을 경고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북한 외무성은 김일성 동상을 파손하려다 체포됐다고 주장한 탈북자 전영철 씨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핵 문제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0일 성명을 통해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으로 한반도에서 대결과 긴장격화의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한반도 비핵화도 더욱 요원해지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이에 앞서 북한은 지난 5월 22일 핵실험과 같은 군사적 조치를 예견한 적이 없었다며, 지난 4월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국제사회에서 제기된 핵실험설을 부인했었습니다.ㅇ

북한의 이 같은 언급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핵 문제와 관련해 강경 입장으로 돌아설 수 있음을 경고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통일부는 20일 북한이 테러범이라고 밝힌 전영철 씨가 지난 2010년 11월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전 씨는 함경북도 청진 출신으로 외화벌이 일꾼으로 일하다 지난 2010년 4월 중국을 거쳐 한국에 입국했습니다.

한국에 들어온 뒤 탈북자 정착교육기관인 하나원에서 3개월의 정착교육을 받은 뒤 강원도 춘천에서 거주해왔습니다.

한국에 가족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전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가족이 있다고 밝혔지만 한국 입국 당시엔 북한의 가족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북한의 주장에 대해 한국 국정원은 사실이 아니며 전 씨가 남측 정보기관원이라고 주장한 인물들도 국정원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전 씨가 기자회견에서 배후로 지목했던 북한인민해방전선의 김성민 대표는 전 씨를 한 차례 만난 적은 있지만 동상 파괴와 관련해 얘기한 적은 없다며 전 씨의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녹취: 탈북자 김성민 씨] “전 씨는 자유북한방송에서 일하게 해달라고 찾아오는 탈북자 중 한 명이었고 밥을 한번 먹은 적이 있습니다. 동까모는 지난 2010년경 북한의 민주화를 바라는 탈북자들끼리 만든 친선모임으로, 실제 행동에 옮기거나 모금을 받은 적이 한번도 없구요. 동상 파괴를 하려면 제가 직접 하지 한국에 갓 온 탈북자에게 지시한다? 북한이 만든 거짓말입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주장이 전형적인 선전선동의 일환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한국의 대선을 앞두고 남남갈등을 조장하려는 의도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일각에선 전 씨가 다른 목적으로 북한에 들어갔다 붙잡혀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북한 당국에 회유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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