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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영호, 경제개혁 문제로 해임됐을 수도"


전격 해임된 리영호 총장참모. (자료사진)
전격 해임된 리영호 총장참모. (자료사진)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과 언론들은 리영호 북한 인민군 총참모장이 권력다툼 끝에 해임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군부의 최고 실세로 꼽히던 인물이 ‘신병’ 때문에 하루아침에 모든 직위에서 해임됐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겁니다.

미국 하버드대학 벨퍼센터의 한반도 전문가인 존 박 연구원은 리영호 총참모장 해임이 김정은 정권에서 발생한 최초의 권력다툼이라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존 박 벨퍼센터 연구원] “FIRST MAJOR SIGN….

지난 6개월간 북한은 김정일 위원장의 유훈에 따라 움직였는데, 이제부터는 김정은 주변의 참모들이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면서 양측간에 갈등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북한의 관영매체들은 올해 70살인 리영호 총참모장이 `신병’으로 인해 해임됐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발표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외신과 전문가는 거의 없습니다.

미국의 `CNN 방송’과 영국의 ‘가디언’ 신문은 16일 리영호의 해임은 북한 정권 핵심부에서 권력다툼이 벌어졌다는 추측을 불러일으킨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도 서울발 기사에서 리영호가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과의 권력투쟁에서 패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의 대북 전문가들은 좀더 구체적인 추론을 내놓고 있습니다.

한국 국민대학교 정창현 교수는 노동당 정치국 회의가 일요일인 지난 15일 갑자기 열려 리영호의 해임을 결정한 것을 볼 때 지난 주에 뭔가 돌발적인 사건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국민대학교 정창현 교수] “갑작스럽게 정치국 회의를 열어서 리영호를 모든 직위에서 해임한 것은 김정은 제1비서의 군부 장악 과정에서 바깥에서 모르는 어떤 갈등 또는 최고존엄과 관련된 어떤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닌가….”

실제로 리영호 총참모장은 일주일 전인 지난 8일 김일성 주석 18주기를 맞아 김정은 제1위원장을 수행해 금수산 태양궁전을 참배했습니다.

또 다른 가능성은 경제개혁 또는 군수경제 축소 문제를 놓고 노동당과 군부가 갈등을 빚는 과정에서 해임됐을 수 있다는 겁니다. 한국의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입니다.

[녹취: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 “지금 북한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가 경제를 재건해 김정은의 권위를 살리는 것인데, 그럴려면 군수경제를 인민경제로 돌려야 하는데, 장성택이 주도할텐데, 정책적인 대립이 있을 수 있다고 봐야겠죠.”

하버드대학의 존 박 연구원도 경제개혁 문제가 군부와 노동당간 갈등의 불씨가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존 박 벨퍼센터 연구원] “ECONOMIC TRANSFORMATIONS….

전문가들은 리영호 해임과 관련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고모부인 장성택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만일 장성택이 리영호 해임을 주도했다면 이는 북한 최고 실세인 장성택이 자신의 권력을 과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녹취: 헤리티지 재단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IF SOMEONE REMOVED…

리영호의 해임을 군부에 대한 김정은 제1위원장 친정체제 강화로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한국 국민대학교 정창현 교수입니다.

[녹취: 국민대학교 정창현 교수] “그동안 리영호 총참모장을 통해서 군부를 통제했던 김정은의 입장에서 보면 새로운 총참모장을 임명함으로써 자신의 직할체제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군부에 대한 당의 장악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강원도 통천 출신인 리영호는 그동안 김정은 체제의 대표적인 군부 실세로 알려져 왔습니다.

리영호는 지난 2010년 9월 제3차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은과 함께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올랐으며 5명 뿐인 정치국 상무위원에도 진입했습니다.

그러나 그로부터22개월 뒤인 지난 15일 모든 직책에서 해임되고 말았습니다.

미국의 소리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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