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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리분희 선수 "현정화 매우 보고싶어"


평양의 대동강장애자문화센터에서 'AP통신'과 인터뷰하는 리분희 선수.

평양의 대동강장애자문화센터에서 'AP통신'과 인터뷰하는 리분희 선수.

남북관계 악화로 한반도에 단일 체육팀은 구성되지 못하고 있지만 과거 단일팀을 이뤘던 남북한 선수들은 서로를 몹시 그리워하고 있다고 미국의 ‘AP 통신’이 전했습니다.

1991년 일본 지바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남북한 국민 모두에게 큰 감동으로 남아 있습니다.

1991년 일본 지바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남북 단일팀으로 참가해 금메달을 딴 한국의 현정화 선수(왼쪽)와 북한의 리분화 선수.

1991년 일본 지바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남북 단일팀으로 참가해 금메달을 딴 한국의 현정화 선수(왼쪽)와 북한의 리분화 선수.

최초로 단일팀을 이룬 남북한은 당시 최강 중국을 꺾고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특히 당시 복식조로 짝을 이뤘던 남북한 최고의 선수 현정화와 리분희는 큰 조명을 받으며 한반도의 영웅으로 떠올랐습니다.

50일 동안 함께 지내며 호흡을 맞췄던 두 선수가 작별을 앞두고 버스 앞에서 흘리던 눈물, 서로 뜨겁게 포옹하는 모습은 남북한 국민들의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미국의 ‘AP 통신’은 12일 현정화와 리분희 선수의 우정을 소개하면서, 분단의 아픔이 기술적으로는 여전히 전쟁 중인 한반도에서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달 말 개막하는 런던 하계올림픽에서 남북한 단일팀과 한반도기는 볼 수 없고, 두 선수의 재회마저 남북관계 악화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AP 통신’은 올 초 한국에서 1991년의 감격을 다룬 영화 ‘코리아’ 가 개봉돼 흥행한 것을 계기로 당시 주인공인 리분희와 현정화 선수를 인터뷰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북한 조선장애인체육협회 서기장을 맡고 있는 리분희 선수는 평양의 대동강장애자문화센터에서 가진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현정화 선수가 매우 그립다” 며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선수들은 서로 “같은 말을 하는 같은 사람, 같은 한민족으로, 모두가 승리라는 같은 목적을 갖고 있었다”고 회상했습니다.

현재 한국탁구협회 전무인 현정화 선수 역시 감시의 눈을 피해 리분희 선수와 간식을 훔쳐 먹던 밤들을 떠올리며, 리분희 선수가 그립다고 말했습니다.

현 전무는 최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리분희 선수를 꼭 만나 밥을 함께 먹으며 수다를 떨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현정화 전무] “ 기회가 되면 어떤 상황이든지 만나고 싶죠. 그 동안 너무 시간이 많이 흘렀지 않았습니까? 거의 20년이 흘렀는데. 뭐 변화도 많고 예를 들어 결혼도 하고 자녀도 있을 것이고. 그런 얘기부터 해서 아줌마들이 할 수 있는 수다. (웃음) 그런 것들을 하고 싶구요. 또 같이 밥을 먹고 싶어요. 친한 사람 만나면 우리 같이 밥을 먹자 라고 얘기하잖아요. 그렇게 지내고 싶습니다.”

두 선수를 주인공으로 삼아 올해 초 한국에서 개봉된 영화 ‘코리아’는 17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녹취: 영화 ‘코리아’ 트레일러 중] “ 이 정도도 못 받아서 금메달 따갔어?...”

‘AP통신’은 이 영화가 한민족의 동질성 뿐아니라 서로에 대한 빈정거림 등 차이점도 여과 없이 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극 중에서 현정화와 리분희 역을 맡은 배우 하지원과 배두나의 대화 내용입니다.

[녹취: 영화 ‘코리아’ 중]

현정화 (하지원 분): “내려와서 살고 싶다는 생각 해 본적 없어? 남한이 북한보다 잘 살잖아. 의료 혜택도 북쪽보다 낫고”

리분희 (배두나 분): “(말을 끊으며) 남조선 보단 (사이) 미국이 더 살기 좋지 않갔어? 그럼 정화 동무는 미국 가서 살지 그래. 난 잘 사는 나라보다는 기래도 우리 조국에서 살 거야.”

‘AP통신’은 50일간 한 솥 밥을 먹었던 두 선수 모두 인터뷰에서 서로를 그리워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남북관계 악화로 재회는 물론 런던올림픽에서 조차 단일팀 구성을 하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 언론들은 리분희 서기장이 지난 5월 현정화 선수가 한 재외동포 교류단체를 통해 보낸 편지와 반지를 마음만 받겠다며 고사했다고 전했습니다.

리 서기장은 그러나 ‘AP통신’에, 21년 전 현정화 선수가 선물한 금반지는 지금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김영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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